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를 읽고...
요한복음 3장에 보면, 니고데모라고 하는 예수님의 ‘팬’이 등장합니다. 니고데모는 존경받는 하나님의 사람이었으며 종교집단인 산헤드린 공회의 일원이었고 예수님께 열광해 온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으며, 그분의 놀라운 기적과 사랑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그러나 드러내 놓고 예수님을 따르면 잃을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니고데모는 명망 높은 종교지도자로서 갈리리라는 촌구석에서 올라온 전직 목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 순식간에 무너질까봐 결단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남몰래 예수님의 '팬'으로 활동하면 잃을 게 별로 없었지만 '제자'의 길에는 험난한 과정들이 있었기에 니고데모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요한복음 3:2에 보면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우리는 여기서 만남의 시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굳이 밝은 대낮이 아닌 한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왔을까요? 밤에 찾아가면 남들 눈에 띄지도 않고 다른 종교지도자들의 거북한 질문들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팬'은 자기의 삶을 조금도 희생하지 않은 체, 예수님을 따르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은 대낮이 아닌 밤중에 찾아온 니고데모의 속마음을 아시고, 요한복음 3:3에서 그에게 "거듭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팬‘인지 ’제자‘인지는 말로만 예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는 신앙의 연수가 아니라 어떠한 대가도 서슴지 않고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는 헌신의 길을 걷는데 있습니다. 요한복음 19:39 에서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니고데모는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옵니다. 몰약과 침향은 보통 비싼 물건이 아니지만, 니고데모는 비로써 돈 이상의 것을 예수님을 향한 놀라운 사랑과 헌신을 드리게 됩니다. 니고데모는 더 이상 숨은 ’팬‘이 아닌 ’제자‘로 걷게 된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표어가 ’제자의 삶‘입니다. 과연 우리들은 예수님의 ’팬‘ 인지 ’제자‘인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