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상의 어떤 부분이나 그 순간을 가리켜 우리는 ‘때’라고 부릅니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타이밍은 때로는 예측 가능하여 잘 대비만 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안일한 대처는 암담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다만 요즈음 같은 때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때를 지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가 길어봐야 2년이면 종식될 때를 맞을 줄 알았지만, 여전히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 역시 지난 특별새벽기도회 기간 중에 막내아들 병현이와 함께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11일간의 격리를 처음 경험하였습니다. 사실 어디에서 감염 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요즈음은 우리가 가는 모든 장소마다 노출의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때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새삼스럽다 할 수 있지만, 부스터 샷까지 접종하고, 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녔던 제게는 정말 때 아닌 상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함께하는 동역자들에게 그리고 주님께서 맡겨주신 영혼들을 대면으로 돌보지 못하는 송구함이 컸습니다. 언젠가 아내에게, “여보 난 면역력도 좋고 백신도 다 맞아서 그런지 코로나랑은 관련이 없나 봐”하는 교만함을 내비췄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교만함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신음하는 이 때에 때 아닌 저의교만은 코로나의 쓴맛을 제대로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 증상이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공동체로부터 격리돼야 하는 외로움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 것은 믿음의 식구들이 찾아와서 음식을 전달해주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계속해서 기도로 중보해 준 것입니다. 사랑이 많은 성도들이 있는 교회의 교역자로 섬긴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럽던지요. 특히 함께 양성 판정을 받은 막내아들 병현이와 24시간 밀착되어 있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더욱 친밀해 질 수 있게 되어 참 감사했습니다. 격리하는 중에 주일을 맞아, 아이가 속한 유치부 예배를 온라인으로 함께 드리는데 예배 찬송을 대부분 따라하는 아이를 보며, 마음에 깊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아이의 신앙을 믿음으로 잘 지도해주신 담당 전도사님과 선생님들께 감사했습니다. 동시에 매 주일 사역으로 인해, 자녀들의 주일예배를 직접 챙기고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도 컸습니다.
‘때’에 대한 여러 사전적인 뜻 중에는 “어떤 일을 하는 데 알맞은 기회나 시기”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공동체로부터의 격리라는 때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교회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신년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 지금은 엘리야 때처럼 하나님의 동일한 은혜와 인도하심을 경험했습니다. 또한 이 은혜의 때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믿음의 결단을 했습니다. 우상 숭배와 강대국을 의지하는 패역한 그때에 하나님의 사람이 하나님의 때를 선포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선언하니 하나님의 기가 막힌 회복의 때가 되는 것을 함께 목격했습니다. 우리 한우리교회가 하나님의 때를 알고 미리 준비하며, 또 그 때를 우리의 구주 되시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성실한 삶으로 하나님이 예비하신 새 시대를 살아내는 복된 인생 되시기를 축복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