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한 가운데서

이대섭 목사 (담임목사)
이대섭 목사 (담임목사) 476

   지난 3월 2일부터 다음 달 4월 14일까지가 ‘사순절’입니다. 사순절은 주일을 뺀 부활절 전 40일간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경건히 보내는 교회의 절기입니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본 글에서, 어떤 분은 사순절을 (사)랑하며, (순)종하고, (절)제하는 기간이라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형식에 갇힌 신앙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우리 교회 성도님들에게 사순절을 강조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랑하는 우리 한우리교회 성도님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깊이 묵상하고, 그 분의 뜻에 순종하며 절제함으로 주님을 따라가는 기회를 드리지 못한 것 같은 미안함도 있습니다.  

   성경의 말씀처럼 경건의 모습만 있고, 경건의 능력을 잃어버린 그리스도인들이 되지 않기 원합니다. 주님의 십자가 사랑과 희생에 대한 감동이 날마다 우리 가슴을 뛰게 하고, 말씀으로 주님을 더 알기 원하며, 늘 새로워지기를 기도하는 한우리교회 식구들이 되길 원합니다. 

   저에게 이번 사순절은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사랑하는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살아가셨던 이스라엘에 와 있습니다. 몇 주전, 한 집사님이 저에게 “목사님 이스라엘 몇 번째 가시는 겁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이 처음입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동안 가보지 않은 곳을 설교 때 설명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네요.”라고 하셔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솔직히 목회자로서 성경에서 읽고, 공부하고, 설교한 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그런 제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특별히 사순절 한 가운데에 이스라엘에 올 수 있었던 것은 꿈만 같은 일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더 주님을 묵상하고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날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더 깊이 묵상하고 싶습니다. 주님을 더 많이 생각하고 싶습니다. 성경학습 여행을 통해 특별히 예수님이 고난 받으시고, 죽으셨던 장소에 가볼 것을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설레입니다. 그곳에서 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 사랑에 다시금 깊이 빠져보고 싶습니다. 제가 먼저 경건의 모양만 지키는 사순절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는 사순절을 보내기 원합니다.

   모든 성도님들을 모시고 오지 못한 마음이, 저만 혼자 온 것 같은 마음이 너무 죄송하고, 아쉽습니다. 부족한 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스라엘 성경학습 여행에 축복하며 보내주신 한우리 교회 성도님들의 사랑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저와 함께하는 여행팀 식구들 모두 안전하고 은혜로운 여행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