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1 이렇게 늙어 가게 하소서


작자 미상 485
이렇게 늙어 가게 하소서
(작자 미상)

눈이 침침하여 잘 안보이고
귀가 멀어가서 소리가 들리지 않고
말과 걸음걸이가 어눌해져 가지만
나를 추하게 늙지 않게 하시고 
내가 늙어가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세상을 원망하지 않게 하시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며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더욱 큰 욕심에 힘들어 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그런 노인이 정말 되지 않게 하소서!

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면서
사랑이 넘치는 자애로운 노인이 되게 하소서!

주변 사람에게 늘 관대하고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겁게 사는
부지런한 그런 노인이 되게 하소서!

나로 하여금 정말 멋지게 늙게 하소서!
육체적으론 어쩔 수 없는 노인일지라도
정신적으론 영원한 젊은이처럼 살게 하소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탐구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늘 주변을 돌아보며
모든 이에게 넉넉히 베풀고
도움을 받기 보다는 도와주며 살게 하소서!

어른 대접 안한다고 섭섭한 마음을 갖기 보다는
대접받을만한 인격의 소유자로 살아가는
그런 근사하고 멋진 노인이 되게 하소서!

할 일이 없어 지루하고 힘들어하는 노인이 아니라
할 일이 너무 많아 힘들어하는 노인이 되게 하시고 
사람이 없어 외로워하는 노인이 아니라
오라는 데가 너무 많아 
가끔은 아내와 함께 먼 길 여행도 떠나야 하는
그렇게 사랑받는 노인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젊은 사람들로부터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말로 부러움을 사게 하시고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 가운데 미소를 지으며
아버지의 예비하신 그곳으로 가게 하소서!

늙어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늙는 다는 것을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여
나이 들어 늙어감에 따라 소망도 커지게 하시고
늙는다는 것을 소중하고 영화롭게 여기며
늙는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