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7 아이를 통해 깨닫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아들을 보았을 때의 감격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빨갛고 작은 생명체가 내 아들 이라니….” 저의 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가슴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그 사랑스러운 아들은 이제 곧 6살이 되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한 번씩 저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할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아이스크림을 한 그릇 가득 먹고는 또 달라 더군요. 저는 마지막 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한 그릇을 더 주었더니, 다 먹고 또 한 그릇을 요구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더 먹으면 배가 아플 거라고 다음에 먹자고 달랬더니 처음엔 애교를 부리다 그것이 먹히지 않으니 자기가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며 엄마 아빠는 아이스크림 하나도 내 마음대로 못 먹게 한다며 잔뜩 화를 내더라구요.
참다못한 저는 정말 먹고 싶으면 주겠지만 배가 아파도 울지 말고 참으라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먹지 않겠다고 아빠는 내가 아파도 걱정도 안할 거라면서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이걸로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렇기 때문에 절제 시켜야 하는 거라고 한참 잔소리를 하다 보니 문득 아이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성격이 급한 편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고 계획한 것이 빠른 시일에 이뤄지도록 애쓰는 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하나님께도 빨리 응답해 달라며 응석부리는 기도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계획 단계에서 하나님은 빼버리고, 내 고집에 갇힌 채 내 뜻대로 밀어붙이면서 하나님께는 왜 내 뜻대로 빨리 응답하시지 않는지 답답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제가 가끔은 하나님 안에서 5살 아이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그 응답은 제가 감히 예측 할 수 없습니다. 고작 2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는 제가 모든 차원을 초월해 계신 그분의 뜻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지금,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혹은, 왜 하나님께서 침묵하고 계신지 조급해 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나를 창조하시고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 아버지의 사랑을 굳건히 믿고 기다리시고, 기대하심으로 다시 한 번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저는 너무도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조급해 하지 않겠습니다. 주님의 때에 상상 할 수 없는 놀라운 방법으로 응답하실 주님을 신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