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장에는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이렇게 말합니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그런 후에 그녀에게 전해진 천사의 말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습니다. 마리아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인데, 그가 곧 지극히 크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이 말은 사실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주후 1세기 당시 유대 사회에서 결혼을 약혼한 처녀가 아기를 갖게 된다는 것은 돌에 맞아 죽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사실대로 천사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신성 모독죄를 더하여 더 중한 벌을 내리게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부모도, 가족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리아에게는 어쩌면 자신과 약혼한 요셉도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천사의 이 모든 말들을 믿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지금 내 앞에 있는 천사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못하겠는 이 상황가운데 마리아가 한 대답이 무엇일까요?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눅1:38) 마리아의 이 믿음의 고백, 믿음의 기도는 오늘날 성도로 살아가는 저희 모두에게 참된 신앙인의 한 가지 모습이 무엇인지를 전달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하나님께 간구하는 모든 기도의 제목들, 너무나 촉박하고 시급한 기도의 제목들 앞에서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전존재를 향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주의 종이오니 주님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녀의 믿음의 고백대로 그녀는 돌에 맞지도 않았고, 남편에게 버림받지도 않았으며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육신의 어머니라는 놀라운 사명을 감당하는 삶을 살아내게 됩니다. “주님, 주님이 하시는 말씀이 지금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지만, 받아들이기도 참 어렵지만, 나는 주님의 종이오니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이러한 믿음의 고백으로 주님 부르신 삶의 자리에 서는 저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