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내게

안종빈 목사 (영아부)
안종빈 목사 (영아부) 92

   저는 지난 송구영신예배 때 특별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새해 내게 주신 하나님 말씀> 책갈피를 뽑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말씀 책갈피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성도님들께 전달해 드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바구니를 들고 뒷줄에 계신 분들께 다가가는데, 두 눈을 꼭 감으시고 기도하시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시던 한 성도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슨 기도를 하시는지 저는 다 알 수 없었지만,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간구하는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 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자, 성도님은 기도를 멈추시고 바구니에 손을 넣어 말씀카드를 뽑으셨습니다. 말씀을 확인하시던 그 분의 얼굴은 마치 선물 보따리를 열어보는 어린아이와 같았습니다. 말씀을 확인하신 성도님은 말씀카드를 가슴에 품고 다시 기도하셨는데, 그 모습을 본 것이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예수님을 잉태한 여인, 마리아가 떠올랐습니다. 성경은 마리아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주지는 않지만, 말씀을 듣고 마리아가 보인 반응에 대해서는 자세히 묘사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귀로 들은 말씀을 ‘마음’에 둔 여인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느라’ 눅 2:19). 말씀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이 태도를 감찰하시고 그것을 기록해 두셨습니다. 말씀을 받은 후 마리아가 드린 고백은 새해를 맞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눅 1:38)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분의 삶에 이루고자 하는 소원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복은, ‘말씀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송구영신 예배 때 주신 말씀,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를 통해 주신 말씀, 그리고 오늘 주일에 주시는 말씀... 그 말씀들이 우리 삶에 소망이 되고 목표가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말씀 책갈피를 잊지 않고 눈에 띄는 곳에 두시고, 새벽기도회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기도하실 때 우리에게 새 소망과 새 힘을 주실 말씀의 영, 성령 하나님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2025년을 마무리할 때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졌습니다’라는 감사의 고백을 하는 그 영광스러운 순간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