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섬김부에서 섬기고 있는 양로원에 한 남자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이 어르신을 뵐 때마다 얼굴빛이 갈수록 어두워져갔습니다. 매달 한우리교회 양로원 봉사팀에서 드리는 예배에도 참석하기를 거절하셨고 방문할 때마다 병색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윽고 어르신의 몸 상태는 더 안 좋아져서 누워 있게 되셨고, 발톱과 입 안이 다 까맣게 변해갔습니다. 음식을 못 드시는지 수액을 맞고 계셨고 의식은 점점 없어져갔습니다. 곧 돌아가실 것 같다는 생각에 봉사팀원들의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도 어리신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자는 중에도 “주님, 이 어르신이 꼭 예수님 영접하고 천국 가게 해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며칠 후 재방문했을 때에 의식이 조금 돌아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림도 보여드리고 귀에다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러자 아주 작은 소리로 ‘아멘’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이 안 놓여서 다시 한 번 복음을 전했을 때에는 의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곧 어르신은 소천하셨습니다.
소박한 그 분의 장례식에 기도 부탁을 받아 갔고, 주님께 “주님, 이 어르신은 구원을 받으셨나요?”라고 여쭤보았습니다. 주님의 음성을 확실히 들으면 좋으련만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장례식 가기 전에 ‘참 아름다워라’는 찬양이 생각이 나서 유가족들과 함께 불렀고, 가족들이 타지에서 오신 터라 저희가 본 어르신의 모습을 말씀드리며 장례식을 은혜롭게 마쳤습니다. 문득 이 어르신을 향한 주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주님께서 이 영혼을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어찌 우리를 감동해 복음을 전하게 하셨을까. 주님이 그 영혼을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어찌 이 귀한 찬양과 감사로 마지막 예배를 드릴 수 있었겠는가...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천지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이름도 없이 조용히 꺼져가는 한 영혼을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고, 그 흘리신 피와 십자가 사랑으로 그를 구원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 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약4:14)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우리는 잠깐 사는 인생을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고 살아갑니다. 나는 말년에 양로원같이 초라한 곳에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하지 말고, 바로 한치 앞과 내일 일도 모르는 우리의 한계를 깨달아 가난하고 목마른 심령으로 주님을 찾고, 주님과 겸손히 하루하루를 동행하는 자가 되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