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자라날 때

안종빈 목사 (영아부)
안종빈 목사 (영아부) 75

   예수님께서는 누군가에게는 “믿음이 작은 자여”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시고, 또 한 여인에게는 “믿음이 크도다”라고도 하셨습니다. 이 부분에 저는 늘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나의 믿음은 예수님 보시기에 어떨까?” 그리고 “믿음은 어떻게 자라나는 걸까?”라는 질문이 바로 그것입니다.

   갑각류는 게나 가재등이 속한 동물군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들은 외골격을 가지고 있어서 매우 단단한 껍질로 보호받고 있고 그 속살은 부드럽습니다. 갑각류는 탈피를 통해서 자랍니다. 특정한 때가 되면 갑각류의 개체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단단한 껍질을 벗고 나옵니다. 탈피하는 것 자체만으로 두 시간 넘게 걸리고 탈피 후 대략 다섯 시간 정도가 지나면 다시 외골격이 단단해집니다. 그 시간 동안 갑각류는 단단한 껍질이 아닌 말랑말랑한 상태로 지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 갑각류가 비로소 성장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장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약할 때가 그들이 자라날 때이고, 그들이 자라날 때는 오히려 가장 약할 때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자라나는 것은 갑각류의 탈피와 닮았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단단한 것으로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감싸고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자라날 때는 우리를 보호하고 있던 껍질이 벗겨지고, 약해져 있을 때입니다. 스치기만 해도 상처를 받고 주변 모든 환경이 위협적이며, 자신의 한계와 연약함을 절실히 느껴질 때입니다.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고후 12:10b)

   바울 사도의 고백처럼, 우리가 약한 그 때에 강한 손으로 우리를 보호해주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때가 우리의 믿음이 자라나는 때입니다. 우리가 의지하는 모든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 말고는 때가 되면 다 벗어야 할 껍질입니다. 의지할 만하게 충분히 단단했던 그 외골격이 없는 때를 보내고 계신 성도님들을 축복합니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믿음을 자라나게 하시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