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7 2016년도 마지막 달 달력을 열며
주인 여자는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장작불 위에 큰솥을 엊고 물을 가득 채운 후 이웃집 여인에게 죽이 되는 돌멩이에 대하여 살짝 말해 주었습니다. 물이 끓기 시작할 즈음에는 죽이 되는 돌멩이를 보기 위하여 온 마을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끓는 물에 돌멩이를 집어넣고 한 참을 더 끓인 후 맛을 보고 만면에 웃음을 띄고 외쳤습니다. “오늘 죽은 정말 맛이 있군요. 그런데 감자를 몇 개만 더 넣으면 참 좋을텐데.” 그러자 한 여인이 소리쳤습니다. “우리 집에 감자가 있습니다. 내가 감자를 가져오겠습니다.” 그리고는 달려가 감자를 듬뿍 가져다가 솥에 쏟아 부었습니다. 나그네는 다시한번 맛을 보고 말했습니다. “최고로군! 고기가 좀 있더라면 맛이 더욱 좋을텐데...” 다른 여인이 달려가 고기를 가져왔습니다. 나그네는 고맙다고 말하고는 고기를 솥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국물을 다시 맛보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아 맛있다. 야채만 넣으면 정말 완벽할텐데...” 사람들은 저마다 달려가 당근과 양파 배추 그리고 소금과 간장 그리고 어떤 사람은 빵과 과일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온 동네 사람이 둘러앉아 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나그네는 서서 죽을 나누어주었고 동네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 떠들고 이야기하고 웃으며 그 동네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식사를 즐겼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에 나그네는 조용히 마을을 빠져나갔습니다. 맛있는 죽을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는 돌을 남겨 놓은 채....
엊그제 한 해를 시작한 것 같은데 달력은 벌써 마지막 달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조국의 정치 상황도 혼란스럽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특별히 우리 주변에는 어려움을 당하는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교회만 보더라도 유난히 추운겨울을 보내고 있는 가정들이 많이 잇습니다. 저마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따뜻한 온기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도 죽을 만들어 주는 기적의 돌멩이가 필요할 때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기적의 돌멩이와 같은 역할을 하시고 십자가만 남긴 채 떠나가셨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케 하셨고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화해하고 봉사하고 섬기며 살 수 있는 능력을 우리에게 부어 주셨습니다. 연말을 맞이하여 한 번 더 이웃을 돌아보고 함께 마음과 물질을 나누고 베푸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한우리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