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주일에

이대섭 목사 (담임목사)
이대섭 목사 (담임목사) 699

   일제강점기 평양에서 목회하시던 유석홍 목사님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에 목사님들은 항상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가난한 생활을 했습니다. 어느 날 유석홍 목사님 집에 친구 목사님이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목사님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집에는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때 유 목사님이 밖에 있는 사모님에게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 손님이 오셨으니 무엇 좀 있는 데로 가져오시오." 하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자 한 참 후에 쟁반에다가 큰 사발 두 개를 담아서 들어왔습니다. 큰 사발에는 맑고 시원한 냉수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가 난처하고 미안해했습니다. 그래도 두 목사님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맑고 깨끗한 물을 값없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했다고 합니다. 

   감사 주일입니다. 우리가 감사를 생각할 때, 무엇을 갖고 감사하느냐가 참 중요합니다. 나을 수 없는 중병에 걸렸다 회복을 경험했을 때, 생각도 못했던 수입이 생겼을 때, 원하는 시험, 직장에 합격했을 때 감사하는 것은 사실 누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숙한 감사는 무엇으로 인해 감사해야 할까요?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게 되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변화되어 감사가 커져야 합니다. 전에는 감사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들이 감사로 느껴지고, 전에는 불평과 원망이었던 것들이 감사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취해야 할 감사의 이유를 생각해 보며, ‘바꾸어 생각해 보면 감사한 일입니다.’ 라는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녀가 거리에서 방황하지 않고 집에 잘 있으니 감사하고, 모임을 하고 나서 치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니 감사하고, 닦아야 할 유리창, 고쳐야 할 하수구가 있다면 나에게 집이 있으니 감사하고, 주차할 곳이 없어서 몇 바퀴 돌게 된다면 자동차가 있으니 감사하고, 냉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오면 시원하고 따뜻하게 살고 있으니 감사하고, 세탁해야 할 옷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면 입을 옷이 많으니 감사하고, 온몸이 뻐근하고 피곤하다면 열심히 일했으니 감사하고, 아침에 알람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면 내가 아직 살아 있으니 감사하고, 옷이 몸에 꽉 낀다면 잘 먹고 살고 있으니 감사하고 예배시간에 열심히 음정과 박자가 틀리게 불러서 귀에 거슬린다면 들을 수 있으니 감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