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쳐가는 교회?

장희찬 목사
장희찬 목사 447

   이민교회의 특성상 여름에는 어김없이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 한국, 또는 타주로 이동하거나 새로운 직장을 잡아, 떠나기 때문입니다. 한우리교회 청년부 내에는 직장인들도 많기 때문에 이렇게 매해 떠나는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유학생으로 대부분 구성된 타 청년부의 경우에는 정들었던 사람들과 작별하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맞이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대학원 시절, 제가 처음 청년부 전도사로 사역할 때, 중직에 계시는 집사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 있는 청년들 언젠가는 어차피 다 떠날 사람들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인간적으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한 교회를 지키시면서 정들었던 많은 사람과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맞이해야 했던 집사님의 지쳐 있는 마음이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불과 몇 년 동안 공동체에 함께 머무는 지체들을 전적으로 사랑하지 못한다면 더 오랜 기간 함께하는 다른 이들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과 사도들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그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 엄청난 거리를 여행하고 이동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접 먼 길을 이동하여 우리 공동체에 찾아온 영혼들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복, 선물입니다. 
   한우리교회를 거쳐 가는 많은 이들이 단순히 일일 방문자이건, 4년간 공부하고 떠나는 청년이건, 우리 공동체를 통해 참된 복음을 듣고 구원받아 예수님의 사랑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이 공동체를 떠나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곳에서 동일하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값진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한우리교회와 이 공동체를 거쳐 간 모든 지체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고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