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학교들의 졸업식 일정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던 사람과의 이별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친구들 간의 이별, 교사와 학생 간의 이별, 그리고 부모와 자녀 간의 이별입니다. 그리고 이별이 슬프고 힘든 이유는 눈에 보이던 이들의 모습이 한동안 내 눈에 보이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 가에 내놓은 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학교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우리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와 부모의 심정이 이와 같을 것입니다. 내가 보기엔 또 다른 사회나 세상으로 나가기엔 여전히 미성숙한 우리 아이, 그래서 앞으로도 내 옆에 두고 보호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교사와 부모인 나 또한, 과거 나의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있어서 ‘물 가에 내놓은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름 잘 살아오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지금 나의 아이들을 향해 가지는 나의 우려는 ‘기우’라 여기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향한 걱정과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내 눈에 보이지 않으시지만 “살아 계신”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없이 나와 함께 하셨던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하실 것이라는 믿음,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을 나보다 더 사랑하신다는 믿음 안에서, 나의 걱정은 “기우”가 됨을 확신하게 됩니다.
걱정은 소용이 없습니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신,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내 아이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지금 이 순간 살아 계셔서 그 아이를 돌보고 계신다는 그 믿음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가 아닌, 눈에 보이는 또 다른 나의 아이, 나의 가족, 나의 친구, 그리고 나의 이웃을 더 돌아보고 더 보살피는 오늘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