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박한 삶

김종모 전도사 (4부 예배, 충성초원)
김종모 전도사 (4부 예배, 충성초원) 88

   이번 여름휴가 때, 필라델피아에서 대략 1시간 30분 떨어져 있는 아미쉬(Amish) 공동체를 잠시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미쉬 교인들 대부분이 큰 평원에서 농축업을 하면서 전기와 자동차를 거부하고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미쉬는 재침례파 계통의 개신교 종파로 17세기에 스위스의 종교 개혁자인 야콥 암만(Jacob Amman)에 의해 창설되었습니다. 그들은 17세기 이후 유럽의 탄압을 피해 북미로 이주해 온 스위스-독일 이민자들로 현재 50여만명에 달합니다. 아미쉬 중에서 가장 보수적이며 대표적인 아미쉬는 주로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인디에나 주와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거주하고 30여만명입니다.

   아미쉬 교인들은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해서는 안된다며 거룩하게 구별된 믿는 자들의 공동체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의 성공과 부에 마음을 두지 않기에 크게 커지는 것을 지양(止揚)하고, 노동을 귀하게 여기며 소박하게 사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경쟁을 부추기는 공립학교 교육 보다는 부모들의 감독 하에 교육이 결정되는 아미쉬 공동체 학교에 대부분 보내고, 부모의 지도하에 요리와 기술 중심의 직업 교육을 도제식으로 전수하는 가정교육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미쉬 교인들은 세상의 주인을 사탄으로 보고, 세상을 기피하여 떠나감으로 세상의 주인이 하나님이시고,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이 품고 전도하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에 있어서 분명한 한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생활로 인해 잘 드러나지 않는 근친상간, 가정 폭력, 여성과 아이들의 과도한 노동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과도한 개인주의, 상업주의와 성공주의가 현대교회 안에 깊게 뿌리를 내려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파괴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더불어 살면서 범죄, 폭력, 알코올 중독, 이혼, 약물 복용이 거의 없는 이들의 삶은 초대교회 때의 겸손, 정직, 검소, 상생하는 신앙 공동체의 모습을 지금 우리들에게 비춰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생산하는 농산물과 공산품들은 품질 보증수표로 통하고 있어서 이들이 신앙에 기초해 얼마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최선의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영생에 목말라 했던 부자 청년에게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부자 청년은 재물이 주는 안락함과 안정감을 내려놓지 못하고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을 떠나갑니다.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주신 이 도전은 역사상 물질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아미쉬 교인들이 주님을 위해 부와 성공을 내려놓고 작고 소박하게 사는 삶의 모습이 우리에게 선한 도전, 영향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