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타령


최자현 전도사 (유아부) 82

   유치원을 잘 다녀온 아이가, 그 날은 유독 피곤했는지 짜증이 많았습니다. 무얼 하다가도 뜻대로 안되면 성질을 부리고, 결국에는 제 풀에 속이 상했는지 울고 불며 갖고 놀던 카드를 집어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아이는 엄마에게 혼이 많이 난 하루를 보냈습니다. 밤이 되어 자려고 누웠는데,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오늘 내가 엄마를 얼만큼 사랑했는지 알아요?” (“얼마나 사랑했는데?”) “(가슴 안쪽으로 손을 모으며) 요 만큼이요.” (“겨우? 왜 그것 밖에 사랑을 안 해?”) “오늘 엄마한테 혼나서요. 내가 기분이 아주 좋을 때는 엄마를 얼만큼 사랑하게요?” (“얼만큼 사랑하는데?”) “하나님이 있는 높은 곳부터 지하 100층까지 사랑해요! 그럼 내가 기분이 슬플 때는 얼만큼 사랑하게요?” (“얼만큼 사랑하는데?”) “요 만큼이요. 그럼 또 내가…”

 

   아이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고, 엄마는 인내심을 가지고 답을 해주다가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그만 자자’고 아이를 타일렀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한번 더 물었습니다. “엄마! 그럼 엄마는 언제 나를 가장 사랑해요?” 아이를 재우고 나와서 저에게 주어진 고요한 시간을 마주하니, 문득, 질문을 쏟아냈던 아이 모습에서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저도 모르게 제 안에서 하나님은 커졌다, 작아졌다 합니다.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제 마음 속에는 하나님보다 커지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것은 특정 대상일 때도 있고, 때로는 내 안에서 생겨나는 연민, 불안, 걱정, 분노의 감정들이 내 속에 가득 차, 하나님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지기도 합니다. 나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렇게 수없이 변합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하나님께 질문합니다. “하나님은 언제 저를 가장 사랑하세요? 이런 저의 모습까지도 사랑하시나요?”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따라 수없이 변하는 사랑의 크기를 이야기하는데, 그래도 저는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마지막 질문에 대답해주었습니다. “우리 도윤이가 그렇구나. 도윤아, 엄마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똑같아. 네가 어떠하든지, 엄마는 너를 사랑해.” 지금 이 순간, 하나님께서 저에게도 말씀하십니다. “우리 자현이가 그렇구나. 내 사랑하는 딸, 그래도 널 향한 내 사랑은 변하지 않아. 이 세상 무엇으로도 그 사랑을 끊을 수 없단다.” 삶의 상황과 건강에 대한 염려와 고단한 일상은 여전하지만, 이 진리가 그 모든 것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