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미국인

송선민 전도사 (중고등부)
송선민 전도사 (중고등부) 778

   저는 어려서부터 두 나라 문화 속에서 자랐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저는 겉모습은 한국인이지만, 속은 미국인이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저를 보며 한국인보다는 미국인으로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의 이런 마음을 더 나타내기 위해 영어 독서 능력을 배양하고 누구보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도록 열심히 읽고 공부했습니다. 노력의 결과인지, 어느 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저의 부모님을 학교로 불렀습니다. 시험을 봤는데 초등학생 2학년인 저에게서 6학년 수준의 실력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다른 미국인 학부모님들은 저의 재시험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재시험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결과를 받아 본 저는 미국 학교에서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한국어를 소홀히 하며 점차 잊어버렸습니다. 예전보다 더욱더 영어 공부에만 매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돌아온 것은 인정받기보다는 그저 “영어 잘하는 한국인”으로 불렸습니다. 

   아버지의 사역 때문에 미국을 떠나게 되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서 마주한 너무나 다른 문화와 환경은 적응하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영어 실력을 쌓은 만큼 한국말은 더 서툴렀고, 발음도 어눌해서 학교에서는 “한국말 조금 아는 미국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조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자란 나라에서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학창 시절에 많은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의 부모님을 통해 배운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빌립보서 3:20 “그러나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부터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

   어쩌면 우리의 자녀들도 한인 2세로 이 땅을 살아가면서 이러한 아픔과 고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 자녀들 가운데 주님께서 주신 소망을 쫓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되새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한국인이거나 미국인이기 전에 모두 하나님의 특별한 자녀라는 것을 기억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