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제작된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시한부 인생이었던 두 노인이 우연히 한 병실에서 만나게 됩니다. 곧 다가올 죽음을 직감한 두 노인이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한 목록을 정하고 병실에서 뛰쳐나가 이를 하나씩 실행하는 이야기입니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입니다.
왜 버킷 리스트일까요? 버킷은 양동이라는 뜻인데 “죽는다”는 뜻의 슬랭, 즉, “킥 더 버킷”에서 나온 말인데 양동이를 걷어찬다는 뜻입니다. 중세시대에 교수형을 집행할 때 사형수가 올가미를 목에 메고 양동이에 올라가면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사형을 집행하였는데 이로부터 “킥 더 버킷”이라는 말이 유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버킷 리스트란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요한복음 13장에는 예수님의 버킷 리스트가 등장합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세족식 장면입니다. 많은분이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섬김의 삶을 살자 정도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본문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1, 3절에 등장하는 “아시고”라는 단어입니다. 1절에서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또 3절에는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예수님은 두 가지를 아셨습니다.
내일이면 십자가를 지고 죽게 된다는 사실과 또 이 죽음을 통과하면 부활하여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권세와 영광을 얻게 될 것을 아셨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이 사실을 인식한 후에 하신 행동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두 노인이 자신의 죽음이 다가왔음을 인식한 후에 만든 버킷 리스트에는 바쁜 일상을 살아오면서 놓쳤던 많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로 여행을 하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은 마지막 순간을 인식하면서 무엇을 하시기를 원하셨을까요? 1절을 보니까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3절 후반부에서 4절에는 “...아시고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5절에는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죽는 순간까지도 타인의 발을 씻기는 헌신과 사랑의 삶을 사셨습니다. 나의 버킷 리스트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