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사님의 일기 속 내용입니다.
5월 말로 관리집사님이 사임했다. 사임한 뒤로, 안 그래도 빡빡한 일과가 긴장까지 더해졌다. 관리 집사님이 해야 할 일을 도맡게 된 덕이다. 새벽에 일찍 나가 문 열고 불 켠다. 기도회가 끝나면 마지막까지 기다렸다 정리하고 문단속까지 한다. 늦게까지 기도하는 분이 그리 얄미울 수가 없다는 관리 집사님의 말이 이제야 공감이 된다. 나의 일이 아니라 흘려보냈던 일이 이젠 생생하게 다가온다.
출근하면 청소부터 한다. 더운 여름날 한 시간 가량 청소하고 나면 양복이 땀범벅이 된다. 땀내 나는 옷을 입고 하루 사역을 감당한다. 아내가 냄새 난다고 옷을 갈아입으라 하지만 어찌 하루에 두세 번씩 옷을 갈아입는단 말인가! 찝찝함을 참으며 하루를 보낸다.
그 동안 그 관리집사님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내심 나가 줬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 있었다. 진작 나가고 나자 그가 했던 소소한 일들이 나에게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게으르다 생각했던 그였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부분을 감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린 남을 너무 작게 본다. 내가 하면 가치 있는 일이고 남이 하면 하찮은 일이다. 관리 집사님의 틈이 너무 크다. 나의 사역에 무리가 올 정도로…….
누군가를 알아가는 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그를 작게 보게 됩니다. 사랑하면 이해하지만 사랑하지 않으면 쉽게 오해하게 됩니다. 오해는 상대방을 알지 못함에서 오며, 무지로 인해 더욱 오해는 깊어 갑니다. 오해는 편견을 부르고, 정죄에 이르게 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면 알기를 원하고 알아 가면 더욱 사랑은 깊어집니다. 사랑과 지식은 정비례하며, 오해와 편견도 정비례합니다. 더욱더 하나님을 사랑하고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는 우리 한우리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벧전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