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일 터키의 남서부 해안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 인형처럼 작은 남자 어린이가 해변 모래에 얼굴을 묻은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무심한 파도가 감청색 반바지에 빨간 티셔츠를 입은 아이의 창백한 얼굴과 작은 몸뚱이를 끊임없이 적시고 있는 것을 경찰에게 발견되었고 터어키의 도안통신이 찍은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에이란 쿠르디’ 라는 이름의 아이는 이날 가족과 함께 터키 해안을 떠나 유럽으로 가려다 뒤집힌 배에 탔던 시리아 난민으로 밝혀졌습니다. 다섯 살짜리 형 리틀 갈리프와 그의 어머니도 함께 변을 당했다 고 합니다. 쿠르디 가족은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인 것으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 민병대간의 처절한 전투로 폐허가 된 코바니를 탈출한 쿠르드족이라고 합니다.
세 살 짜리 쿠르디의 죽음은 전 세계 사람들을 충격과 슬픔에 빠트렸고 유럽 국가들이 난민정책을 재검토하고 전향적으로 바꾸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시리아 난민 모두를 수용하겠다”고 발언했고 그동안 난민 수용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던 프랑스는 난민 할당 수용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게 되었고 EU집행위원장은 EU 28개 회원국 중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를 제외한 25개국에 난민 16만 명을 의무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계획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 했습니다..
쿠르디의 죽음은 난민을 맞는 사람들의 자세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난 5일 난민들을 가득 태운 열차가 독일 뮌헨 역에 도착하고 난민들이 하나 둘씩 나오자 줄지어 서있던 독일인들이 힘껏 소리쳤습니다. "환영합니다!" 어떤 사람은 난민에게 다가가 일일이 손을 잡고 격려했고 어떤 여인들은 집에서 손수 만들어온 파이와 초콜릿 등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엄마 품에 안긴 채 열차 밖으로 나오는 어린이들에게 다가가 풍선과 인형을 안겨주는 이들도 있었고 중년의 독일 남성은 양손에 쥔 옷가지를 난민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습니다. 난민들은 자신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자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오늘 설교를 통해서 함께 묵상하고자 하는 말씀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비유는 나의 이웃이 누구냐고 묻는 율법사를 향하여 예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진정한 나의 이웃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나의 이웃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입니다. 진정한 이웃은 어려움 당하는 사람의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현재의 모습만 바라봅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자에 도움을 주는 사람 그 사람이 진정한 이웃입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멀리 있는 난민만이 아닙니다. 교회에도 그리고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 중에도 당신과 나의 도움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어려움 당하는 이웃을 한 번 더 돌아보고 도움의 손길을 편다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