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만큼 기도합니다

김호제 목사(유치부/지역사회섬김부/중보기도부)
김호제 목사(유치부/지역사회섬김부/중보기도부) 87

   얼마 전 교회에 있던 저에게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방금 첫째를 학교에서 픽업을 했는데, 첫째의 말이 오늘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밥도 거의 안 먹고 집에 오자마자 눕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얼른 열을 재보라고 했더니 섭씨로 38도가 조금 넘는 열이 있었습니다.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머리도 아프고 몸도 안 좋은 상태에서 하루 종일 학교에 있었던 아이를 생각해보니 제 마음에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그 순간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고 기도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이처럼 누군가를 섬기는 것, 특별히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내가 얼마나 그 대상을 사랑하는가 혹은 내가 그 사람과 얼마나 친밀한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측면에서 이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만약 나와 친밀한 어떤 지체가 어려움을 겪거나 중한 질병에 걸리면 우리는 그 누구보다 어려움을 공감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우리 공동체가 묵상하고 있는 느헤미야서도 느헤미야의 이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느헤미야는 바벨론 포로의 후손으로 태어나 아마도 단 한 번도 예루살렘을 가보지 못했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동족들을 통해 예루살렘에 대한 소식을 듣고 수일을 울며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어떻게 이렇게 기도할 수 있었을까요? 평소에도 그는 예루살렘에 대한 소식, 동족들의 형편을 궁금해 하며 기도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자신의 나라와 민족의 회복을 애타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랬을 것입니다. 자신은 비록 페르시아 제국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그의 내면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사랑으로 충만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이러한 느헤미야의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고 예루살렘 성벽의 재건을 통해 공동체의 참된 회복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누군가를 깊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 대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구해야 합니다. 나라와 민족의 죄악을 회개하며 공동체의 참된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했던 느헤미야와 같이 한우리 교회의 모든 성도님들이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한 영혼을,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고 주님의 사랑으로 기도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