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캔터베리 교회에 ‘니콜라이’라는 집사가 있었습니다. 열일곱 살에 교회를 관리하는 사찰 집사가 되어 평생을 교회 청소와 심부름을 했습니다. 그는 교회를 자기 몸처럼 사랑하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여 헌신하였습니다. 그가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시간에 맞춰 교회 종탑의 종을 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교회 종을 얼마나 정확하게 쳤는지 런던 시민들은 도리어 자기 시계를 니콜라이 집사의 종소리에 맞추었다고 합니다.
그가 그렇게 열심히 교회에 헌신하면서 키운 두 아들은 캠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 교수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두 아들이 아버지인 니콜라이 집사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연세도 많이 드셨으니 교회 종치는 일을 그만 하시고 쉬세요.” 그러나 니콜라이 집사는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나는 이 일을 그만 둘 수 없어! 나는 끝까지 할거야!” 그는 76세까지 종을 치며 교회를 사랑하고 관리했습니다.
그가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가족들이 그의 임종을 보기 위해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종 칠 시간이 되자 그는 일어나 옷을 입고 비틀거리며 종탑으로 걸어나가 종을 쳤습니다. 그는 얼마간 종을 치다가 종탑 아래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엘리자베스 여왕은 감동을 받고 영국 황실의 묘지를 그에게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을 귀족으로 대우해 주었으며 모든 가게와 시민들은 그날 하루 일을 하지 않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심지어 유흥 주점도 문을 열지 않자 자연히 그가 세상을 떠난 날이 런던의 공휴일이 되었다고 합니다.
열일곱 살부터 죽는 그 날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종을 쳤던 그를 엘리자베스 왕과 시민들이 기억해 준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수많은 성직자들이 화려한 설교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종교적인 큰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지만 어느 누구 하나 황실의 묘지에 묻힌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종치기와 같은 하찮은 일이지만 죽는 순간까지 충성스럽게 사명을 감당한 니콜라이 집사는 황실 묘지에 묻히고 자신의 죽는 날이 공휴일이 되는 영광을 얻은 것입니다.
주님의 일에는 작은 일과 큰일의 구별이 없습니다. 주님의 일에는 중요한 일과 하찮은 일의 구별도 없습니다. 오직 진실되고 충성스런 마음으로 헌신만 있을 따름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율법사들이 주님께 책망을 받은 것은 진실한 마음과 더불어 헌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께서 불러 주시는 그날까지 목자면 목자의 일로, 집사면 집사의 일로,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섬기는 자는 섬기는 일로 맡겨 주신 일에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