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람이 되거라”, “큰 인물이 되겠구나” 어려서 많이 듣던 덕담입니다. 큰 사람이 되고 싶은 열망에 미국에 있는 흐릿한 큰 바위 얼굴을 그려보려 애를 썼습니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에서 유관순 누나까지 항상 바라고 존경하고 흠모하면 그 인물을 닮게 된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큰 사람! 많이 배운 사람, 권세가 높은 사람, 재물이 많은 사람, 유명한 사람, 어느덧 세속에 물든 큰 사람이 내 안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공부하며 애쓰고 힘쓰면서 몸부림을 치던 젊은 날, 큰 사람이 된 것 같은 그 길을 가고 있을 때 교만이 내 자신을 덮었습니다.
그러다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을 만난 사람과 인연이 되어 나도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 섬김을 받기보다 도리어 섬기는 사람, 아낌없이 주고 또 주는 사람, 자기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도리어 그들의 조롱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그들 손에 죽으면서까지 용서하는 대인을 만났습니다.
아무 죄가 없어도 남의 죄를 짊어지고, 다른 사람의 자리에서 대신 죽는 대인 중의 대인을 만났습니다. 자기 자신도 이기지 못하는 소인이, 교만에 얽매인 소인이, 원하는 바 선을 행치 못하는 소인이,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는 소인이, 사랑하기는 더디하고 미워하기는 속히 하는 소인이, 자아도 세상도 원수 마귀도 이기고 사망도 이기는 대인을 만났습니다. 당대에는 미미하고 잊히는가 싶었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더 커지는 대인을 만났습니다.
예수님, 하나님의 아들, 나의 주 그리스도를 만났습니다. 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계시던 분들, 한 때는 만 백성이 존경하고 지지하며 우러러 보던 분들인데 작지만 큰 나라인 대한민국을 호령하던 분들도, 아주 작은 독방에 갇혀 있었고 이 세상 떠날 때도 손가락질 받으며 생을 마감한 분들도 있습니다. 재물이 많고 적음이 아닙니다. 권력이 높고 낮음도 아닙니다. 소인인지가 문제입니다. 대인은 빛을 발하나 소인은 항상 어두움입니다. 남의 죄도 짊어지는 대인이 있고, 내 죄도 부인하는 소인이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교개드는 소인이 있는가 하면, 험한 일 마다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대인이 있습니다.
나는 소인으로 가고 있는가? 나는 대인으로 가고 있는가? 나는 소인으로 생을 마감할 것인가? 나는 대인으로 생을 마감할 것인가? 나를 찬찬히 그러나 세세히 돌아봅니다. 주님의 음성이 들리니 나의 결단이 분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