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지난 가을부터 진행된 목사 시취 과정을 밟아가고 안수예배를 준비 하며 두 가지 단어가 계속해서 묵상이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격(資格)과 적격(適格)이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연약하고 부족한 제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영혼과 공동체를 섬기는 자로 부르시는 그 부르심에 자격이 있는지, 그리고 그 일을 감당하기에 적격한지에 대한 고민과 묵상이었습니다. 제 안에 있는 여러 연약함 과 부족함을 마주하는 가운데 결국 하나님의 용납하심과 은혜가 아니면 감히 이 자리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닫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사람이 목사로 안수를 받고 목회자로 세워져 가는 과정이 단지 그 한 사람의 헌신과 결단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을 목회자로 부르시고 세우기 위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하나 뿐인 아들을 이 땅에 보내주셨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으며, 성령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믿고 예수님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신실하게 도와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고 한 사람이 목회자가 되는 가운데 아들과 사위를, 딸과 며느리를 선하신 주님께 맡겨드리는 부모님들의 헌신과 순종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목회자가 되는 가운데 주님의 몸 된 한우리교회 성도님들께서 사랑으로 섬겨주셨고, 인내해 주셨으며 부족한 사람을 목회자로 인정해 주셨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담임목사님과 지방회 여러 시취위원 분들과 선배 목사님들께서 이 모든 과정 가운데 주님의 사랑으로 섬겨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목회자가 세워지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가 부족한 남편을 용납하고 격려하며 위로하고 끝까지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부족한 자에게 주어진 이 직분은 그 한 사람을 목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사랑 없이는, 아들과 사위 가정을 하나님 아버지께 맡겨드리는 양가 부모님의 헌신 없이는, 부족한 사람을 목사로 인정해주시는 교회 공동체의 결심 없이는, 그리고 남편이 아버지가 목회자로 살아가는 삶을 지탱해주는 가족들의 지지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부르신 자리에서 이 땅에 주님께서 세우기 원하시는 하나님 나라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충성되게 살아가는 목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고 그 명령을 수행한 후에 그저 주님 앞에서 “주님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 제가 해 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고백하는 목회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