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2:4-5절에서 바울은 교회를 이루고 있는 성도들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가 한 몸에 많은 지체를 가졌으나 모든 지체가 같은 기능을 가진 것이 아니니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어느 날 그동안 아무런 문제없던 내 손이 내가 명령하는 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요? 손을 사용하여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대로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사용하기도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한, 요리를 하는 것, 물건을 집는 것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 있어 상상을 초월하는 불편함을 겪게 될 것입니다. 손은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조금 덜 중요해 보이는 우리의 신체 기관이 기능을 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의 삶의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까요? 제 가족 중에는 담낭을 제거한 분이 계십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고 장기 중에서도 작은 이 담낭이 제거되었을 때 몸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혹자는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담낭이 제거되면 몸에 즉각적으로 생기는 후유증이 있습니다.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어도 소화불량을 경험하며 잦은 설사와 피로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보이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신체 기관이든, 보이지 않고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 신체 기관이든 우리의 몸이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기능하는데 모두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자비를 체험한 성도라면, 우리는 모두 교회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그리고 각자 한 지체로서 한 몸인 교회를 이루고 있는 자들입니다. 물론, 교회 안에서도 어떤 사람은 매우 중요해 보이는 손의 역할을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덜 중요해 보이는 담낭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두 각 지체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주님의 몸 된 교회는 온전히 건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23년, 우리가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섬김의 자리에서 각 지체로서 최선을 다하며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아름답게 세워나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