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날, 명랑운동회를 참석하고 나서

오인균 목사
오인균 목사 385

아버지는 가정의 머리로 하나님으로부터 놀라운 권위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부터인가 남편의 권위를 부정하는 듯한 유머들이 많이 회자 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알려진 두 가지만 소개하는 것으로 목회자 칼럼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노인 셋이 병원 응급실에서 만났는데 모두 눈이 밤탱이가 돼 실려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누구한테 맞아 이렇게 멍이 들어 왔느냐고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60대: 아침에 외출하는 마누라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놨지 뭡니까?

70대: 아침 밥 달라고 한 죄밖엔 없는데 이렇게......

80대: 아 글쎄 아침에 눈 떴다고 이렇게 얻어맞았다오.

‘남편 덩어리 시리즈’ 유머도 있습니다. 남편을 집에 두고 나오면 근심 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가면 골치 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 덩어리, 며느리에게 맡겨 놓으면 구박덩어리, 혼자 내보내면 ‘사고 덩어리'라고 합니다.

이러한 유머를 들을 때면 남편들을 무기력하고 쓸모없는 존재나 무능하고 못난 사람으로 취급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함께 웃으면서도 씁씁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아버지들은 위대합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돌보고 양육하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여 직장에서 가게에서 모욕과 멸시 받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아버지입니다. 특별히 이민생활 가운데 언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전공과 관계없는 힘든 육체노동을 하며 하루 매출을 염려하고 집이며 자동차며 보험료며 월 페이먼트 지출에 허리가 휘는 사람들도 아버지들입니다.

어제는 아버지날을 맞이하여 우리교회 40여분의 아버지들이 모여서 명랑운동회를 가졌습니다. 새벽에 아버지 헌신예배를 드리고 등뼈탕으로 아침식사를 함께 한 후 오전 내내 각종 경기로 글자 그대로 명랑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버지날을 가장 의미있게 지낸 날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버지날은 6월 세 번째 일요일에 지키는데 첫 아버지날은 Sonora Smart Dodd 여사에 의하여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날이 제정된 지 2년 후인 1910년 5월, 교회에서 어머니날 설교를 듣던 그녀는 홀로 6남매를 키우며 고생하신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그녀는 목사님에게 아버지의 생일인 6월 5일을 아버지 날로 제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목사님은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는 이유로 19일을 아버지날로 정합니다. 전국적으로 아버지날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었으나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연방의회에서 통과되지를 못하다가 62년 후인 1972년에야 닉슨 대통령에 의하여 공식적으로 제정되게 됩니다.

오늘 하루라도 Dodd 여사가 아버지를 생각했던 마음으로 아버지들에 대한 격려와 위로가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당신 닮아 똑똑해요.” “내가 시집을 너무 잘 왔어요.” “역시 당신밖에 없어요.” “당신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당신 곁에 사랑하는 가족들 있는 거 알지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여보, 고마워요.”운동회가 끝나고 된장국과 삽겹살로 맛있는 점심을 드시며 즐거워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가슴이 뿌듯한 작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내년에는 아내들과 자녀들의 뜨거운 응원의 열기와 함성속에 운동회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즐거울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버지들이여! 내년 Mother’s Day에는 우리가 먼저 아내들을 위하여 운동회를 준비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축제를 열어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