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
미국 내륙의 깊은 산골에 한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마을에 가서 생활필수품을 구해오는데도 2~3일은 걸려야만 했습니다.
근면하고 우직한 남편 요한과 예수를 잘 믿는 착한 아내 베티 그리고 세 살배기 아들과 일곱살짜리 딸 등 네 식구가 구름과 바람을 친구 삼아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급한 일로 1주일 정도 집을 비우고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 오후, 엄마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집 뒷마당에 임시부엌을 만들고 장작더미에서 장작을 날라 불을 붙여놓았습니다. 이때 장작더미에 숨어 있던 독사 한 마리가 뜨거운 열기에 밖으로 나와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던 어머니의 발목을 물고 말았습니다. 순식간에 독이 온 몸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밖으로 뛰어나가 아무리 소리를 지른다고 한들 아무소용이 없었습니다. 집안에서 깔깔대며 웃으며 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사랑스러운 딸을 황급히 불렀습니다. 딸은 동생과 재미있게 놀다가 엄마의 큰 목소리에 놀라동그란 눈을 하고 엄마앞에 섰습니다. 엄마는 딸의 손을 꼭 잡고 어쩌면 마지막 유언이 될지 모르는 말을 아이에게 합니다. 저쪽 마당 한 구석 아름드리 나무 뒤에 숨은 개구쟁이 아들은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누나를 자꾸 부릅니다.
“귀여운 나의 딸아, 엄마가 맛있는 빵을 구워놓고 며칠간 잠을 잘테니 아빠 오실때까지 엄마를 깨우지말아라. 그리고 어린 동생이 배고프다고 하면 엄마가 구워 놓은 빵과 우유를 먹여라.” 엄마의 찢어지는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린 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동생에게 달려가 또 깔깔거리며 뛰어놉니다.
엄마는 전신에 퍼져오는 독사의 독기를 의식하며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아빠가 돌아오실 때까지 사랑하는 아들 딸이 굶어죽게는 하지 말아야지” 몸은 점점 붓고 숨은 턱까지 차옵니다. 내리쬐는 태양 빛, 이글거리는 장작불에 “빵 한 덩어리만이라도 더 굽자.” 기도하며 미친듯이 불에 매달려 구워내고 또 구워냈습니다. 온몸은 불에 데고, 땀은 비오듯 했으며 어른거리는 사랑하는 남편의 모습과 귀여운 자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는 어미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며, 흐르는 눈물은 강물이 되어 하얀볼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이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두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고 턱밑까지 차 올랐던 거칠어진 숨소리가 점점 평온을 찾는 듯 했으며 퉁퉁 부어올라 미동조차 힘들었던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독사의 독이 몸밖으로 다 빠져나가고 만 것입니다.
어머니로서 크나큰 사랑과 책임감은 죽음 직전까지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땀을 흘리게 했고, 쏟아지는 눈물과 땀방울 속에 독사의 독을 희석시키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가 나를 위해 흘리신 피와 땀방울은 우리의 죄를 씻어주시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다”
(고린도전서 13장 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