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함의 대가

장희찬 목사 (교육부목사, 청년)
장희찬 목사 (교육부목사, 청년) 175

   지난 7월, 한 주간 가족과 휴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싸고 있었습니다. 평소 사용하던 면도기를 챙겨야 하는데 조금 더 빨리 출발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면도날과 손잡이를 분리하지 않고 다른 잡다한 물건들과 함께 Ziploc 봉투에 넣었습니다. 이제 짐을 다 싸고 출발하려던 찰나에 아내가 화장실에서 한 가지 챙기지 않은 물건이 있는 것 같으니 아까 잡다한 물건을 넣은 Ziploc 봉투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불과 10분 전이었지만 저는 면도기를 거기 넣어두었다고 생각하지 못한 채 손을 집어넣었고, 제가 잡은 부분은 하필 면도날 부분이었습니다. 제 손가락은 면도날에 움푹 베였고 손가락에서는 피가 철철 나기 시작했습니다. 지혈을 마치고 응급치료를 마치자, 계획했던 출발시간은 훨씬 지체되었고 여행 기간 내내 저는 손을 편하게 쓸 수 없었습니다. 만약, 짐을 쌀 때부터 면도날과 손잡이를 분리해서 면도날을 안전한 곳에 넣어 챙겼다면, 아니면 Ziploc 봉투에 손을 넣기 전 면도기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다면 이러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잠깐 편하기 위해서 택한 안일함은 저에게 큰 대가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안일함 속에서 망가질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한 성도님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지고 공동체 생활로부터 멀어진 것처럼 자신 또한 온라인 예배만 드리는 것으로 타협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자신의 신앙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번거롭게 운전해서 교회에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때문에 온라인 예배를 계속 드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온라인 세상은 내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마치 면도날을 잘 숨기지 못한 채 사용하면 손을 베일 수 있는 면도기처럼 안일하게 사용하고 대하면 우리의 영적인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신앙생활의 정답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신앙생활에 있어 우리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안일하게 생각해고 대처한다는 것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어떠한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권면합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나의 영적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예방하고 안일함이 아닌 하나님의 지혜와 은혜를 간구하며 신앙생활에 성공하시는 한우리교회 성도님들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