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에셀의 하나님

김호제 목사 (유치부, 지역사회, 중보기도)
김호제 목사 (유치부, 지역사회, 중보기도) 93

   어느덧 우리 공동체는 2023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마지막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만히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올 해 만큼 제 삶에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삶의 변화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왜 나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하게 하는 일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기쁜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마지막 주일을 보내며 감사한 것은 저와 가정 가운데 있었던 여러 크고 작은 일들이 있을 때마다 나의 삶 가운데 가정과 사역의 자리에서 나와 함께 하시고 나의 삶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무엘상 7장에는 선지자 사무엘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이 미스바에 모여 여호와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 때 이 소식을 들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위해 올라옵니다. 이런 상황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와 부르짖음에 응답하셔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큰 우레를 내리시고 그들을 어지럽게 하심으로 이스라엘에게 커다란 승리를 허락합니다. 이스라엘의 이 승리 직후에 사무엘이 행한 일이 사무엘상 7장 12절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무엘이 돌을 취하여 미스바와 센 사이에 세워 이르되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하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이라 하니라.”

   어느덧 지나간 2023년 한 해가 어떤 사람에게는 감사가 가득한 해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억하기도 싫을 만큼 너무나 힘들고 버거운 해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지난 한 해가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와 별개로 오늘 이 시간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호흡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다면 우리는 담담히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을 고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묵상이 되었습니다. 이제 곧 다가오는 2024년 한 해 가운데 우리 삶의 자리에서 마주하게 될 어떠한 상황, 어떠한 기도의 제목 앞에서도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붙잡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따라 우리와 언약을 맺으시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따라 그 약속의 말씀을 이루어가는 살아계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랑하는 한우리교회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의 복된 한 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