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임신 8개월 차에 접어든 예비 엄마입니다. 임신을 경험하며 저는 특별히 거듭남의 은혜를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임신 후 겪고 있는 많은 신체적 변화 앞에 저는 여러 번 당황했습니다. 이전의 ‘나 자신’이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입덧이 지나가니 내 팔다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앉고 걷고 눕는 일이 어색해졌습니다. 제 몸 안에 남편의 세포가 하나 들어왔을 뿐인데, 저의 신체, 습관, 삶의 전반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렇듯,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들어왔을 뿐인데, 사고방식, 습관을 비롯한 내 인생 전반이 바뀌는 것이 거듭남의 은혜임을 믿습니다. 한 생명을 잉태했기 때문에 겪고 있는 변화가 저를 힘들게는 하지만 저는 새 생명을 만날 희망에 늘 즐겁고 신이 납니다. 이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내 마음에 모시고 내 삶이 변화되는 것은 분명 기쁘고 희망찬 일일 것입니다.
두 번째로 깨달은 것은, 아이가 잉태되고 태어나는 과정에서 뱃속의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엄마가 입덧으로 밥 한 숟가락 못 먹어도 아이는 쑥쑥 자랍니다. 엄마가 밤에 잠을 못 자도 엄마 배를 걷어차며 신나게 놉니다. 아이가 잉태되어 태어나는 과정에 이 아이는 그저 존재할 뿐 아무 공헌도 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거듭나는 과정 또한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만 있을 뿐, 우리는 아무런 공헌도 하지 않습니다. 내가 노력해서 내 힘으로 태어나지 않았듯, 스스로 노력해서 구원받아 거듭날 수 없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고 영적 양식을 먹을 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 쑥쑥 자라게 됨을 믿습니다.
세 번째로 저는 ‘엄마’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생겼음을 실감합니다. 입덧으로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저는 어서 이 증상이 사라지기를 원했지 아이가 내 몸에서 사라지기를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이 순간이 제 안에 새로 생긴 모성애를 실감한 첫 번째 순간이었습니다. 몸이 너무 아파서 진통제 하나가 간절했지만 끝내 먹지 못하는 모습은 이전엔 상상도 못할 모습이었습니다. ‘엄마’가 되었기에 가능한 것들이 생겼습니다.
이와 같이 구원받아 다시 태어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전에는 상상도 못한 새로운 정체성이 생깁니다. 전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고, 끊지 못한 죄의 습관을 끊기도 하며, 이전엔 상상도 못할 것을 해내기도 합니다. 그것이 구원과 거듭남을 통해 누리는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정체성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혼하여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녀를 키우는 일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성화와 성장의 과정임은 고백합니다. 너도나도 DINK(Double Income No Kid)를 선언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 시대에, 더 많은 그리스도인 부부들이 자녀를 낳아 기르는 축복을 사모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