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성경학교


정수옥 전도사 428
(이번주는 영유아부를 담당하고 있는 정수옥 전도사의 글을 게재합니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이 되면 가슴 뛰게 하는 노래가 있었다. 유영희 작사, 박재훈 작곡의 여름성경학교 교가이다. ‘흰 구름 뭉게 뭉게 피는 하늘에 아침해 명랑하게 솟아오른다. 손에 손을 마주 잡은 우리 어린이 발걸음 가벼웁게 찾아가는 길. 즐거운 여름학교 하나님의 집. 아 아 진리의 성경말씀 배우러 가자~~’ 얼마나 신나게 불렀던가. 그리고 얼마나 행복했던가…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면 가슴이 뛴다. 그것은 여름성경학교 때 경험한 아름답고 예쁜 추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골교회 여름성경학교는 온 교회의 잔치였다. 며칠 동안 했는지 분명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생각나는 것은 일주일 내내 다녔던 것 같다. 교회에 도착하면 선생님이 밝게 맞이해 주시고, 점심시간이나 간식시간이 되면 성도님들이 가지고 오신 온갖 음식들로 푸짐했다. 옥수수, 감자, 참외, 수박, 부침개 등,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삼계탕 같은 것들을 해주셨다. 한국의 무더운 날씨에도 마당에 솥을 걸고 불을 때서 밥을 해주시고, 반찬을 만들어주셨다.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교사들과 어린이들을 섬기셨던 집사님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난 그때 무엇을 배웠는지는 거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의 나이에도 나는 여름성경학교 교가를 부르면 가슴 뛴다. 그것은 내가 가슴 콩닥거리면서 교회로 뛰어가면 웃으시며 반갑게 맞이해주셨던, 그리고 아낌없이 섬겨주셨던 집사님들의 사랑, 그리고 아직도 맛을 이야기 하라면 생각이 나는 음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내가 너희들을 응원한다 열심히 하거라’라고 하시는 응원가로 들렸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족, 문화, 이웃, 지역사회 , 국가를 포함하는 지원체계가 있을 때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건강하게 발달한다고 한다(Donna S. Wittmer). 영적발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교인들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는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어떤 지원을 받고 있는지에 민감하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안전감을 느끼며, 동시에 자존감, 자신감, 학습의 동기가 증가된다.
아이들의 영적발달과 성경을 교육하는 일은 사역자와 교사, 그리고 부모의 몫만은 아니다. 교회의 전체 분위기가 중요하다. 아이들로 하여금 ‘ 너희들은 교회의 미래이고, 하나님의 나라의 미래이니 누구보다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 이 성경학습의 동기가 된다.

6월 9일부터 11일까지 교회학교 여름성경학교(VBS)가 진행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로 하여금 가슴 콩닥거리며 교회로 오게 할 수 있을까…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올해의 여름성경학교를 떠올리며 그리워하게 할 수 있을까…. 아이들 가슴속에 행복과 잊을 수 없는 추억까지 심어주는 VBS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추억의 조각처럼 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