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습을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
작년 7월 어느 날, 담임 목사님과 함께 한 성도님의 병원 심방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병원은 리차드슨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조지 부시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심방을 마치고는 다시 조지 부시 고속도로 남쪽으로 내려오던 길에 예상치 못한 트래픽을 만났습니다. 그 시간은 트래픽 시간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났다고 확신했습니다. 왜냐하면 멀리서 요란한 싸이렌 소리가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뜨거운 감동으로 밀려왔습니다. 그 트래픽의 원인은 작년 7월, 달라스 다운타운에서 피살된 5명의 경찰 운구차량과 함께, 100여대가 넘는 동료 경찰 차량들의 행렬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그 행렬 차량들은 분명 저희가 가는 남쪽 방향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는 반대쪽 차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반대 차선의 차량들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그 행렬을 향해 조의를 표하는 바람에 트래픽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숭고한 미국의 시민 의식에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오전 10시에는 그 동안 우리가 열심으로 중보 기도했던 고 남궁홍영 성도님의 발인 예배가 있었습니다. 성도로서 천국에 가신 고인을 기쁘게 보내드리면서도 내심 무거운 마음은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시간 동안 교회적으로 그리고 중보기도팀에서 계속해서 기도했기 때문에 인간적인 서운함은 어쩔 수 없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의 더 크신 뜻이 있으셨기에, 그 분은 천국으로 가셨으리라 믿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발인예배를 마친 후, 운구행렬 차량이 루이스빌 장례식장으로부터 갈랜드에 있는 장지로 이동했습니다. 4명의 오토바이를 탄 청원경찰들이 길을 안내하며 앞 서 가는 모든 길을 싸이렌과 함께 열어주었습니다. 그 때, 저는 또 다시 작년 7월에 받았던 비슷한 감동을 받게 됩니다. 그것은 고속도로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운구차의 행렬을 목격하고서는 이내 공사모를 벗고 하던 일을 멈춘 뒤, 조의를 표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함께 가던 제 아내에게, “이래서 미국이 선진국이야”라고 또 다시 감탄을 했습니다.
정의를 사랑하는 시민 의식, 그리고 이웃의 슬픔과 어려움을 향해 조의를 표하는 공사장 인부의 사랑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들의 모습이 꼭 하나님을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닮은 그 분의 자녀들인 우리는, 우리의 행실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합니다. 마치 제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미국이 왜 선진국인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한 것처럼 말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보며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세상은 우리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전도의 시작은 우리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십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