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두고 드리는 소회
저의 은퇴에 대하여 그 동안 많은 성도님들께서 여러 모양으로 안타까워하시고 만류해 주셨습니다. 3-4년 전부터 전교인총회가 열릴 때마다 “헌장을 개정해서라도 70세까지 해야 한다”는 의견을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또 어떤 분들은 “가장 왕성하게 사역할 나이에 왜 은퇴냐? 이제 좀 익숙해 지셔서 목회를 할 만하신데 물러나면 어떻게 하느냐?”, “축구는 젊은이처럼 뛰시면서 왜 노인처럼 은퇴를 하려고 하느냐?”는 말씀들로 만류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심지어는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며 따지듯 항의하시는 성도님도 계셨습니다. 지금도 저의 은퇴에 대하여 매우 상심해 하시며 섭섭해 하는 성도님들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종종 전해 듣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은퇴를 결심하고 강행하는 이유는 목회가 힘들고 지쳐서도 아니고 제 2의 사역을 위해서도 아니고, 순전히 교회를 위해서 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욱 건강한 교회, 하나 된 교회를 위해서였습니다. 헌장에 이미 65세로 정해진 목회자의 은퇴시점에 대하여 논의하다 보면 성도들의 마음들이 갈라지고 회복되기 어려운 갈등 속으로 빠져들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한 새로운 의욕과 비전을 가진 젊은 목사님이 오셔서 교회를 이끌어주면 교회가 더욱 새로워지고 부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취임 예배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생각해 보건대 은퇴하는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성도님이 말씀하신 아름다운 뒷모습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몸 된 우리 한우리 교회에 큰 유익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우리 교회가 이제까지 그래왔지만 지금은 더욱 더 하나 됨을 굳게 지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렵고 힘든 후임자 청빙과정에서 잡음 하나 없이 모든 성도님들이 한 마음 한 뜻을 모아 주셨고 지금은 모든 성도가 하나 되어 대망의 이취임 예배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우리가 기도했던 대로 좋은 후임 목사님을 보내주셨고 모든 성도님들은 새로운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대부분의 성도님들께서 신실하고 잘 준비된 젊은 목사님을 담임 목사님으로 모셨기에 우리 교회가 더욱 건강하게 부흥할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서도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샌안토니오 한마음 침례교회에서 1-2년 동안 사역하면서 우리교회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젊고 신실하고 잘 준비된 젊은 목회자를 담임 목사로 모시고 떠나올 것입니다. 그곳을 떠나면 우선 한국에 가서 6개월 내지 1년 동안 머물 계획입니다. 그런 다음 3-4년 정도 하나님이 필요한 선교지에서 머물다가 70정도의 나이에 가나안 선교센터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저의 계획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교회의 어느 통찰력이 있는 집사님은 저에게 “오 목사님은 선교사보다는 목회에 더 많은 은사가 있으니 어렵고 힘든 교회들을 찾아다니며 건강하게 세우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고 하셨습니다. 그 집사님 말씀대로 하나님께서 또 젊은 목사님들이 가지 않으려고 하는 힘들고 어려운 어느 교회로 보내실런지 아니면 또 다른 일을 하게 하실지 저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제 생각보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고 따르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70이 넘은 나이에 가나안선교센터로 들어오는 것은 확실할 것 같습니다.
가나안 선교센터가 무엇이냐고 종종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가나안 선교센터는 2011년도에 제가 전국에 계신 20여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만든 선교센터로 은퇴 목사님들과 은퇴 성도들의 공동체로서 선교사님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선교현장에서 지친 선교사님들의 회복과 재충전을 도와주는 선교단체입니다. 당시에도 주보 목회자 칼럼란을 통해서 성도님들께 자세히 설명 드린 바가 있습니다. 현재는 우리교회에서 타일러 방향으로 80마일 정도 되는 거리에 50에이커의 부지를 사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4-50가정의 은퇴 목회자 및 성도들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노후를 보내며 선교사역을 하게 됩니다. 우리교회 선교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 주셨습니다. 가나안 선교센터를 위해서도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고 재정적인 후원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노후를 아름다운 숲과 호수가 있는 곳에서 선교공동체를 이루어 보람 있게 보내시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함께 하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주에도 샌안토니오에 내려갑니다. 그곳 성도님들을 뵐 때 마다 참 귀한 분들이라고 느낌을 가집니다. 투병생활의 극한 고통 속에서도 목회의 끈을 놓지 않으시고 끝까지 충성하신 목사님이나 암으로 투병하는 담임 목사님을 6년 동안 모신 성도들 모두 존경스럽고 신실한 분들이십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고 이세영 목사님을 보내드리는 천국환송예배를 드렸습니다. 슬픔을 당하신 사모님과 두 따님, 그리고 담임 목사님을 보내고 상실감에 빠져 있는 그곳 성도님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