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사역에 대하여
샌안토니오 한마음침례교회의 담임 목사님은 이세영 목사님이십니다. 이세영 목사님은 12년 전에 우리 교회 H-Camp
에 오셔서 말씀을 전해 주시기도 하신 분입니다. 저와 동년배로서 마음이 통하는 아주 친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이세영 목사님께서는 2014년도에 대장암 선고를 받으시고 지난 6년 동안 항암 치료를 받아 오셨습니다. 지난 6월에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제 좀 쉬면서 치료를 받고 싶다며 담임 목사님으로 모실만한 젊고 유능한 목회자를 추천해 달라고 하여 추천해 주기도 했습니다마는 결국 모시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모든 병원 치료를 포기했다며 아무래도 하나님께서 자신을 천국으로 부르실 것 같다고 하시며 저에게 교회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9월에는 아무래도 남은 시간이 많은 것 같지 않으니 저제가 한번 샌안토니오로 내려와서 주일날 말씀 전하며 성도님들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여행 중이라 갈 수 없으며 여행이 끝난 후에라도 한우리교회에서 마지막 3개월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하기 때문에 교회를 비우고 갈수 없으니 은퇴 후 1월에나 가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일주일 쯤 지났을까요? 우리교회 이대섭 목사님의 토요 새벽 기도 설교를 듣는데 암으로 투병하며 교회를 걱정하시는 어느 목사님 예를 드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대섭 목사님께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이세영 목사님과 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세영 목사님은 그 설교에서 자신이 천국에 가면 달라스 한우리교회 오인균 목사를 담임 목사로 모실 것을 성도들에게 유언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저의 부부를 샌안토니오로 부르시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0월 마지막 주일에 내려가서 말씀을 전하며 그곳 성도들을 만나보고 왔습니다. 이세영 목사님께서는 많이 쇠약해진 몸을 이끌고 성도들에게 저를 자신의 후임으로 부임하게 될 담임 목회자라고 소개 주셨고 여러 가지 사역과 건물 관에 대하여 인수인계를 해 주셨습니다. 그 이후에 이세영 목사님께서는 말씀도 거의 못 전하시고 교회에도 나가지 못하실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난주일 밤에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교회는 부목사도 없고 전도사도 없다. 목회자가 없는 교회에 나오는 성도들이 유리방황하는 양떼들 같아 너무 안돼 보이니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샌안토니오로 내려왔으면 좋겠다.” 고 힘없는 목소리로 말씀해 주시는데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한우리교회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지만 하나님의 뜻은 하루라도 빨리 와서 목자 없는 양들을 돌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일(29일)은 제가 샌안토니오에 내려갑니다. 그리고 12월 6일 주일에는 한우리교회에서 말씀을 전한 후, 다시 샌안토니오로 내려가 13일 주일과 20일 주일에도 그곳에서 말씀을 전하게 됩니다. 말씀을 전할 뿐 아니라 당분간 그곳에 머물며 교회를 돌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금년도 마지막 주일인 27일에 한우리교회에서 이취임식 예배를 드린 후 주일 오후에 짐을 가지고 샌안토니오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지난 1-2개월 사이에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잠언 16:9절 말씀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생각은 저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저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흔히들 목회를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이세영 목사님으로부터 이러한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하여 42.195km 마라톤을 다 뛰고 골인했더니 10km를 더 뛰어야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울의 고백처럼 충성스럽게 여기셔서 새로운 일을 맡기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내려가서 진실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주어진 사역을 잘 감당하도록 저와 제 아내, 그리고 샌안토니오 한마음 침례교회를 위해서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