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열매

이요한 목사
이요한 목사 431

   서구사회의 결혼 관습 중에 시집가는 딸에게 엄마가 진주를 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진주를 흔히 “얼어붙은 눈물(Frozen Tears)”이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딸이 시집가서 많이 흘러야 할 눈물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하필 왜 진주를 택했을까요? 그것은 진주의 생성 과정을 알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진주는 바다에서 나옵니다. 땅에서 캐내지 않는 유일한 보석입니다. 진주는 아비큘리데(Aviculidae)라고 하는 특별한 굴속에서만 생깁니다. 이 굴 속에 모래알이 들어오면 굴은 나카(Nacare)라고 불리는 물질을 만들어 모래알을 감싸기 시작합니다. 나카가 많이 덮일수록 진주는 커지고 값도 비싸집니다. 이 나카는 아주 작은 양이 천천히 생성되기 때문에 작은 진주는 수개월이 걸리고, 큰 진주는 몇 년이 걸려서 만들어집니다. 

   굴속에 들어온 모래알이 모두 진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래알이 들어오면 굴에게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나카를 생산해서 코팅 작업을 시작하는 길이며, 다른 하나는 모래알을 무시해 버리는 길입니다. 이 경우 수개월, 수년에 걸친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대신 이 모래알 때문에 굴은 병들고 많은 경우에 죽게 됩니다. 굴이 당면하는 이 두 개의 선택이란 침입한 모래알의 도전을 받아들여 진주로 만드느냐 그렇지 않으면 무시해서 피차 망하느냐의 선택입니다. 이것은 굴의 선택일 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의 선택 문제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살아가다보면 여러 종류의 모래알이 들어 올 수 있습니다. 이 때 어떤 사람은 그것을 하나님이 주시는 인내의 시험이라 생각하고 도전하고 건설적으로 받아 들여 진주로 만듭니다. 또 어떤 사람은 좌절하고 회피하여 차차 곪아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진주가 가진 “얼어붙은 눌물”이란 별명은 많은 어려운 일을 오랫동안 극복하고 이겼음을 상징합니다. 참다운 믿음 생활을 하는 그리스도인에게도 시련은 올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결코 그리스도인에게도 시련을 피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시련을 당할 때의 반응은 그리스도인은 일반인과 달라야합니다.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약 1:3)라는 말씀처럼 인내로 인하여 우리의 믿음이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어려움에 대한 무기는 인내입니다. 그러나 인내는 굴이 진주를 완성할 때까지 꾸준히 참듯, 끝까지 참고 견뎌야 열매를 거둔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독일 문학가 괴테도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60년이 걸려 최고의 걸작 “파우스트”를 완성했다는 것을 우리의 믿음 생활에도 적응하셔서 인내의 열매를 거두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