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영성

구자훈 목사 (행정, 새가족)
구자훈 목사 (행정, 새가족) 424

   백수가 과로사한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사람이 일을 할 때에는 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막상 백수가 되어서 쉬게 되면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한 에세이 작가는 본인의 책에 이렇게 썼습니다. “달콤할 줄 알았던 백수 라이프가 녹아내린다. 아이스크림처럼.” 지금하고 있는 일을 멈추고 쉬기만 하면 달콤한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막상 백수의 삶을 살다보니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듯 힘들다는 뜻입니다. 

   뉴욕 리디머 교회 설립 목사인 팀 켈러 목사가 쓴 “일과 영성”이라는 책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일이란 하나님이 개인의 밥벌이의 수단이나 자아실현의 수단이 아니고 우리를 불러 주신 하나님의 요구를 실현시키는 “소명”이라고 말합니다. 십계명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출20:9)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죄악 된 인간은 이러한 하나님의 명령을 짐스럽게 생각하고 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팀 켈러 목사는 이는 짐스러운 명령이 아니라 자유로 이끄는 초대라고 말합니다. 

   성경에 제시된 하나님의 명령이란 피조물의 자유를 보장하는 도구라고 말합니다. 우리를 창조하시고 설계하신 하나님께서 주신하는 것은 우리를 진리 안에 자유롭게 하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일하시기 때문에 맡겨주신 일을 하는 것이 사명과 소명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기억해야할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는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의 주인 되시며 우리에게 창조하신 세상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청지기의 사명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팀 켈러 목사는 이 원리를 제대로 깨닫는다면 우리 안에 불필요한 우월감이나 상대적 박탈감이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2년여의 펜데믹 기간을 지나고 이제는 많은 사회적 통제가 풀려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여름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첫 여름 휴가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년 여간 우리에게 허락하신 일터와 삶의 자리에 감사하는 여름이 되길 소원합니다. 또한 맡겨주신 일을 통하여 건강한 영적 자존감이 회복되시는 저희들 모두가 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