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기도회

이현태 전도사 (초등부)
이현태 전도사 (초등부) 416

   오늘은 한우리 유치부와 초등부 연합으로 하는 학부모 기도회가 있는 날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날이면 항상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어머니입니다. 어릴 적 우연히 일찍 잠을 깨면 희미하게 보이던, 새벽예배를 가시기 위해 옷을 주섬주섬 입으시던 어머니의 뒷모습. 금요철야예배 깜깜한 예배당에서 한참을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옆모습. 수능을 치르던 97년 한 해는 물론, 그 전과 이후로도 늘 매일 같이 기도의 자리로 향하셨던 어머니의 발걸음을 기억합니다. 그 길고도 오랜 시간, 어머니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기도하셨던 것일까요? 

   97년 드려진 어머니의 기도 제목은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합니다. 아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수능 만점을 위해 기도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망했던 대학에 입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원하셨던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기도에 응답을 받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시간 드렸던 다른 기도의 제목들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응답을 받으셨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집니다. 알 길이 없음에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두 아들들을 위한 기도의 비중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기도들의 응답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는 공통어, 모성애. 어머니의 삶에 두 아들들은 전부나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앉으나 서나 하는 어머니의 아들 생각은 독립하고 가정을 이루기 전까지 저의 삶에서 그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흔적의 느낌은 거침, 딱딱함, 쓰라림과 같은 차가움이 아닌, “따뜻함,” 그 자체였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신 두 끼 도시락의 온기. 손수 지으신 이부자리의 포근함. 품 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안정감. 그리고 “사랑, 기쁨, 감사 충만.” 아들들을 향한 어머니의 모든 행위는 사랑의 행위였으며, 아들들이 태어난 이후 줄곧 이어졌던 기도의 소리도 결국 아들들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먹고 저는 장성했고, 부모가 되어 그 사랑을 먹이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과거 어머니께서 보여주셨던 사랑에 비해, 현재 세 자녀를 향한 저의 사랑은 크게 못 미친다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것은 무조건적, 무제한적 사랑이었는데, 저의 것은 그렇지 않음을 스스로 확인하곤 합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어머니께서 매일 같이 기도의 자리에 나가셨던 이유, 무엇을 위해 기도하셨는지 말입니다. 당신에겐 없는 무조건적, 무제한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구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 가득 안고, 다시 집으로 향하셨습니다. 마치 어미 새처럼 말입니다.

   오늘 부모 된 우리는 학부모기도회로 모입니다. 자녀를 위한 가장 좋은 것, 바로 사랑을 전해주기 위해, 사랑이신 하나님의 그 사랑을 먼저 먹기 위해서 말입니다. 자녀를 위한, 동시에 부모 된 나 자신을 위한, 그래서 우리 가정을 위한 학부모기도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