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정이 아마릴로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교회를 섬긴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남편을 도와 일주일에 두 번 성도님들께 식사를 대접하는 일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때야말로 제가 결혼하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음식을 볶고, 무치고, 부치고...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하면서 교회를 섬겼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저희 가족은 달라스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사 온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아마릴로 교회를 생각하던 중 문득 제 안에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랑으로 행하지 않은 모든 것이 죄이다.” 이런 생각이 제 마음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내가 얼마나 잘했는데!”하는 반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모든 일을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하는 것과 사랑으로 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동기에 따라서 제가 하는 일이 본질적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마릴로 시기를 돌이켜보면, 왜 주님의 사랑으로 더 섬기지 못했을까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저희 막내 아이를 막 낳고, 네 명의 아이를 키우느라 바쁘게 지내던 시기에, 저희 집 바로 위층에는 매일 술 먹는 아저씨가 살았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부인은 도망가고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 둘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인생이 힘들어서인가 매일 술을 먹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당시에 남편은 매일 교회에서 일이 늦게 끝나서 밤 10시에나 집에 돌아올 때였습니다. 아이 넷과 저는 위층에서 들려오는 그 아저씨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희 가족이 다 함께 일을 보고 귀가를 하던 중에 집 앞 주차장에서 그 아저씨가 저희 남편에게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간절하게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남편과 아저씨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저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황급히 집으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그 집의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왜 한 번도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지 못했을까 그날들을 생각해보면 제 안에는 후회만 남습니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서 저에게 드는 생각은 이것입니다. “이러한 비슷한 상황이 온다면, 다시는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지!” 매일 주님을 삶 속에서 모시기에 힘쓰고 단련한다면, 아무리 얄미운 사람도, 무서운 사람도, 불편한 사람도 우리는 품을 수 있습니다. 그 영혼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대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날마다 말씀과 기도로 스스로를 훈련하셔서 주님의 인격을 닮아가고 스스로가 변화되는 일들이 성도님들 가운데 일어나길 축복하고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