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경주

김형도 목사 (초등부)
김형도 목사 (초등부) 690

   초등부 아이들과 매월 마지막 주마다 예배 후에 체육관에서 레크레이션 시간을 갖습니다. 여러 종류의 게임을 시도해 보았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다름 아닌 달리기입니다. 평소에 조용한 성격의 친구들도 호루라기 소리가 나면 잘 달리든 못 달리든 눈빛이 달라지면서 최선을 다해 전력 질주합니다. 아이들이 달리다가 발을 헛디디어 넘어지기도 하고 트랙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서 결승 지점까지 끝까지 달려오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빌립보서 3장에서 바울은 우리의 신앙의 모습을 달리기 경주에 비유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좁은 트랙 위를 우리는 달려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 경주가 42.195 km 마라톤처럼 한없이 길게만 느껴지고 달리다 보면 숨도 너무 차고 목도 너무 말라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세상의 근심과 염려의 돌에 부딪혀 넘어지기도 하고 세상 유혹에 넘어가 트랙을 벗어났다가 정신을 번뜩 차리게 될 때도 있습니다. 감사한 것은 제가 우리 아이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며 응원하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이 믿음의 경주에 늘 우리를 응원하시고 우리를 인내케 하시고 일으키시며 다시 달릴 힘을 주시는 내 편,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주에 끝에서 우리는 세상의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영광을 상으로 받게 될 것입니다. 

   “형제들아 나는…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 3:13-14)”

   우리는 아직 길 위에 있습니다. 우리는 순례의 여정 중에 있습니다. 순례자의 눈은 언제나 하나님 계신 곳을 향합니다. 이 여정은 하나님께서 주실 부름의 상을 향해 푯대를 바라보고 걷는 삶입니다. 이 시선이 분명하면 우리는 넘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그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