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 단기 선교를 다녀와서
화요일에는 제가 그 곳 신학생들에게 강의를 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 동안에 함께 간 팀원들은 신학생들에게 준비해 간 선물도 나누어 주고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면서 섬기기도 했습니다. 나머지 사흘 동안은 아이티 사람들로 이루어진 세 교회를 방문하여 사역을 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준비해 간 빵과 선물을 나누어 주고, 사진도 찍어 현장에서 프린트 해주고, 머리도 깎아 주며 머리의 피부병도 치료해 주었습니다. 우리 단기 선교팀이 너무 인기가 좋아서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그 동네의 아이티 사람만 예상하고 갔는데 다른 동네의 도미니카 사람들까지 소문을 듣고 계속 몰려와서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그들은 너무 가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의료나 문화, 교육의 혜택도 거의 받지 못 할 뿐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최기철 선교사님에 의하면 그들은 하루에 한 끼 식사로 살아간다고 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간 지극히 작은 선물 하나에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맛이 없어 절대 안 먹을 것 같은 빵이었지만 하나 더 먹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고 마음이 저려 오는 것을 여러 번 느껴야만 했습니다. 120 포대의 쌀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나누어 주는 일 하나만으로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들은 자신들이 비참하다거나 가난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그 곳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있었고 생기가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15년 동안 사역한 목사님 말씀에 의하면 그들의 행복 지수는 한국 사람이나 미국 사람보다 훨씬 높다고 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행복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다시 한번느꼈습니다.
또 한 가지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가난한 것 만큼이나 그들의 마음도 가난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을 전하면 복음을 스폰지처럼 잘 받아들입니다. 마치 50년대 60년대의 한국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상이나 이념으로 굳어진 마음이 아닌, 때묻지 않은 마음, 순수한 마음들이어서 복음의 씨를 뿌리면 잘 자라납니다. 최선교사님 부부가 그 곳에 간 지 3년이 채 안됐는데, 4개의 교회를 세웠습니다. 각 교회마다 적게는 20-30명에서 많게는 70-80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각 교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사명감과 지도력과 함께 복음을 정확하게 알고 가르칠 수있는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희어져 추수할 곡식은 많은데 추수할 일꾼이 적다는 주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들에게 복음도 전해야 하고 교회도 세워줘야 하고 지도자도 훈련시켜 파송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작은 부분이지만 이번 단기 선교를 통해서 우리 교회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어서 참 기뻤습니다. 9명의 선교 팀원들 뿐아니라 많은 성도님들이 동참해 주셨습니다. 특별 헌금으로, 맛있는 반찬과 음식으로, 그들에게 나누어 줄 선물로, 사랑과 관심으로 섬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9명의 선교팀원들이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쉬지 않고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