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읽는 동화 같은 이야기 하나

오인균 담임목사
오인균 담임목사 511
러시아의 한 작은 마을에 파파파노라는 착하고 성실한 구두 수선공 할아버지가 살았습니다. 이 할아버지에게 어느 성탄절 전날 밤 꿈에 예수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내일 성탄절 날 너를 찾아가겠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성탄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눈 속에서 솟아오르는 찬란한 태양이 밝게 비치는 성탄의 아침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해 좋은 옷으로 단장을 하고 성탄절에 특별히 쓰는 커피 주전자를 난로 위에 올려놓고 온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도 하였습니다. 그는 마음을 단정히 하고 아내와 함께 찬송을 부르며 예수님이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거리의 청소부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청소부를 향해 “이리 들어와요. 추운데 몸이나 녹이고 커피라도 들어요”라고 하시며 그들을 맞이해 들이고 정성껏 대접하며 몸을 녹이도록 했습니다.

점심때가 다 되어도 예수님은 오시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더러운 누더기 옷을 걸친 여인이 홑이불에 어린 아기를 감싸고 걸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파파파노 할아버지는 그 여인을 측은히 여기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빨갛고 시퍼렇게 얼어 있는 아기의 발을 할아버지는 보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아기에게 신발을 신겨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밤에 보았던 조그마한 양발과 신발을 신겨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꼭 맞았습니다. 아기와 여인은 감사하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가게 문을 나섰습니다.

어느 듯 마을에 저녁 기운이 몰려왔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녁 준비를 위해 스프와 빵을 데웠습니다. 그 때 과일을 훔쳐 달아나는 어린이를 발견하였습니다. 과일 가게 주인은 그 어린아이를 붙잡아 때리며 경찰서로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파파파노 할아버지는 과일가게 주인에게 "그 아이가 배고 고파서 그런 짓을 했으니 용서해주시오. 내가 대신 과일 값을 지불하지요" 라고 말했습니다. 파파파노 할아버지 말에 마음이 풀어진 과일가게 주인은 그 아이를 용서했고 그 아이도 정직하게 살겠다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늦은 밤이 되기까지 기다리던 예수님은 오시지 않았습니다. 파파파노는 실망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꿈에 예수님이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파파파노는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예수님 왜 저에게 오시지 않으셨나요?” “나는 너를 청소부로, 아기 안은 여인으로, 가난한 어린아이로 세 번이나 너를 찾아갔었단다.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성탄절 밤에 파파파노 할아버지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태복음 25:35-36,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