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주일

오인균 목사
오인균 목사 531

얼마 전에 미국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라이언 화이트(Ryan White)라고 하는 소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라이언 화잇은 열세 살 때에 혈우병으로 수술을 받다가 오염된 피를 수혈 받아 에이즈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병원의 실수로 말미암아 죽음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도 형제도 가정도 특별히 의사선생님들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밝은 웃음을 보였고, 모두에게 친절하게 했습니다. 오히려 염려하는 부모를 위로하며 날마다 기쁘게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방송매체를 통하여 전 미국에 전해지게 되자 많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켰고 많은 사람들이 이 어린이를 위해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유명 인사들이 앞을 다투어서 이 어린아이를 찾아 위로 했습니다. 당시의 대통령이었던 레이건도 친히 이 어린 소년을 찾아 방문했고 또 당시의 유명한 팝 가수인 마이클 잭슨까지도 이 어린 소년을 방문해서 위로 했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기독교 잡지에 실려서 많은 사람을 울렸습니다. 아버지는 죽어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나는 아무것도 너에게 해줄 것이 없구나. 이 아빠가 더 이상 어떤 선물도 줄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아들은 대답했습니다. "아빠 아니예요. 전 지금까지 너무 많은 선물을 받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아빠가 제게 해준 선물 같은 소중한 선물을 준 사람은 없습니다. 아빠는 내게 천국 열쇠를 주었습니다. 예수님을 소개해 주었고, 교회에 나아가 예수를 믿게 해 주었고, 말씀을 통하여 영생을 얻도록 해주었습니다. 이보다 위대한 선물은 없으니까요. 아빠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그리고 그 소년은 결국 18세에 편안한 모습으로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오늘은 아버지 주일입니다. 흔히들 말합니다. 아버지 주일을 맞이하여 토요일인 어제는 새벽예배는 아버지 헌신예배로 드렸고 또 아침 식사 후에는 아버지 명랑운동회로 모였습니다. 가족의 안전과 생활의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살아가는 아버지들이 천진난만한 소년들처럼 마음껏 웃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명랑운동회를 준비하면서 몇몇 아버지들이 둘러 앉아 대화를 나눌 때의 일입니다. 운동회가 끝나고 아버지들 스스로가 삽겹살을 준비한다기에 제가 제안했습니다. “명색이 아버지 명랑운동회인데 아내들에게 점심준비를 부탁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러자 어떤 형제님이 말했습니다. “그 날 하루 보내주는 것만 해도 다행인데요.” 농담 삼아 한 그 말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와르르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는 모두가 그 말에 공감이라도 하는 듯 자연스럽게 남편 스스로 음식을 준비해 먹자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아버지들 스스로 상추를 씻고 파절이를 만들고 밥을 준비해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흔히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고들 말합니다. 아버지가 아버지의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아버지가 가정의 제사장으로, 가정의 목사로 바르게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아내들이 남편을 더 존중하고 세워주며 그리고 사랑해주는 우리 교회의 모든 가정들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