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cation Bible School을 한국어로 표현하면, 여름성경학교입니다. 미국에 온 이후 초등부 어린이들의 여름성경학교 참여에 있어, 한국에서는 볼 없었던 한 가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각 교회에서 주최하는 VBS를 한 어린이가 여러 번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같은 주제의 VBS를 여섯 차례 참여한 어린이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한국에선 어린이들이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여름성경학교에만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미국은 아무래도 긴 여름방학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Summer School이나 Vacation Bible School에 기회가 되는대로 참여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겠다 이해가 되었습니다.
올 여름 역시나 얼마나 많은 VBS가 이 지역에서 치뤄졌을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VBS는 너무나도 흔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VBS가 갖는 가치는 이전의 것보다 떨어지지 않을까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VBS가 시작되기 전, 같은 주제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초등부실로 들어오는 우리 아이들을 보게 되면, 마음 한편에서는 이유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진지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이 VBS가 그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VBS로 전락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VBS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마무리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런 제 생각은 쓸데없는 것이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이 지역에 많고 많은 VBS들이 있지만 “한우리 VBS”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유일함을 가능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함께 준비하고 함께 행사를 치러냈던 한 분 한 분의 동역자들의 존재였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VBS 장식을 위해 준비하신 여러 분들의 세세한 손길로,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한우리만의 ‘수제’ VBS 공간이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달라스의 더운 여름에도 주방에서 함께 웃으며 준비해 주신 여러 자매님들의 따뜻한 손길로 만들어진 그 음식들은 결코 같은 맛일 수는 없었습니다. 동일한 내용이지만 한우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여러 분들의 가르침은 매 시간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남다른 배움을 가능하게 해주었으며, 한우리 가족 공동체 안에서 만난 친형제, 자매와 같은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과의 어우러짐은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오직 한우리 VBS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60여 명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을 섬겨주셨던 한 분 한 분의 모습과 손길이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 섬김의 심도와 밀도가 매우 컸기 때문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그 섬김이 거름이 되어 한우리교회에서 자라가는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발견하고 예수님을 닮아가며 성령님의 열매를 맺게 되는 그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